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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312461

 


 

 

1.

 

――――이 마을의 이름은 「루콜라」라고 합니다.

지도의 한쪽 구석에 살그머니 실려있는 듯한, 매우 작은 마을입니다.

이 마을에는 "어떤 인종"이 모여서 살고 있습니다.

 

수인은, 「인간」과 「짐승」의 두 인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저희 수인은, 같은 수인끼리가 아니어도 아이를 배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것이 인간의 피든, 혹은 짐승의 피든지 간에, 수인은 수인을 낳습니다.

「수인」은 크게 「원종」과 「잡종」이라는 두 종류로 나뉩니다.

하나님이 만드셨다 하는 순수한 수인을 원종이라 하고, 인간의 피가 섞인 것을 잡종이라고 합니다.

원종은 원종끼리 교배하면 원종 아이가 태어납니다만,

원종이 아닌 것이 한 번 섞여진 경우에는,

그것은 「원종」이라 하지 않고, 「잡종」으로 추락합니다.

몸의 구성은 원종 수인과 아무런 차이도 없습니다.

하지만 본래는 있을 리가 없는 것으로 취급되는 「잡종」은 어느 생물보다도 더러운 것, 열등한 것으로 꺼림칙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 작은 마을에는 그러한, 박해받아온 사람들이 모여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들이 받는 차별은 지독한 것이었지만, 그렇기에 서로 도우며, 손을 맞잡고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작은 행복을 감미할 권리조차, 우리에게는 없었습니다.

마치, 태어나버린 것 자체가 죄라도 되는 것마냥, 잡종이라는 것은 가치가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그러한, 차별과 폭력이 뒤섞인 이야기입니다.

 

 

 

2.

(1)  =「루콜라의 마을」=

 

――겨울이 끝나고, 봄이 찾아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따뜻한 바람이 꽃향기를 옮기고, 봄바람에 흔들리는 풍차가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며 돌아갑니다.

산의 눈이 녹은 탓에, 강의 물소리도 크게 들려오고,

사랑의 계절의 도래에, 작은 새들도 기쁜 듯이 속삭이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자연의 오케스트라입니다.

그것을 듣기 위해서인지, 새싹들이 온갖 곳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봄바람이 마을 전체에 불어, 왠지 모르게 내 마음이 들뜨는 듯합니다.

 

멍때리고 있으면 늦어버려」

 

이런이런, 하며 양 손으로 뺨을 칩니다.

새싹들을 보고 있는 자신을 혼내고, 저는 발걸음을 서두릅니다.

 

이곳은 산 사이의 마을인 「루콜라」라는 곳입니다.

산 틈새 외딴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이 마을은, 시대에 잊혀진 유물과 같은 것입니다.

제대로 된 교통수단은 없어, 이곳에 찾아오기 위해서는 직접 산을 오르고, 또 산을 내려가야 합니다.

산길도 제대로 만들어져 있지 않아서, 물건을 옮기는 것도 고생스럽습니다.

오락이라고 불릴만한 오락도 없어서, 실수로라도 관광객 따위가 찾아오는 일은 없습니다.

 

그래도 이곳에 찾아오는 사람은, 다들 복잡한 사정을 품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집안 사정으로 목숨을 빼앗겨버릴 상황에 처한 사람이나, 차별에 의해 박해받아 변방으로 쫓아내어 진 사람,

타국의 망명 왕족 등등, 이유는 사람에 따라 가지각색입니다.

그러한 사람들이 자연히 시골구석에 모여, 자연히 루콜라는 「마을」로써 완성되었다는 듯합니다.

저희는 서로, 신상 캐기 같은 짓은 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이 마을에서의 암묵적인 규칙입니다.

 

그런고로, 일반적인 사람이 굳이 루콜라에 찾아오는 일은 없습니다.

그러기는커녕 마을의 젊은이들은 다들 바깥 세계에 동경을 가지고 있으며, 어른이 되면 다들 루콜라를 나가버립니다.

그렇게 되면 이 마을에는 필연적으로 할머니 할아버지밖에 남지 않게 됩니다.

「마을이라는 건 이렇게 쇠퇴해 가는 것인가~」하고 촌장님이 한탄하고 있는 듯합니다.

저 자신도, 바깥 세계에의 흥미는 끊이지 않습니다.

얘기에 따르면,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과 같은 음식이 있다거나, 그림책에 나올듯한 거대한 드래곤을 타고 다니는 기사가 있다거나,

본 사람의 마음을 빼앗아버리는 아름다운 경치가, 이 세계의 어딘가에 있다고 합니다.

그러한 것들의 매혹은 끊이지 않고, 제 마음을 흔듭니다.

 

하지만 저는 이 마을이, 이 마을에 사는 모두가 정말 좋습니다.

교통수단도 오락도 없는, 한눈에 보기에는 정말 불편해 보이는 곳이지만.

바깥 세계의 번거로움과 분리된 세계인 것입니다.

 

 

――어이쿠, 소개가 늦어져 버렸네요.

제 이름은 「메리 마리」라고 해요.

제 입으로 말하는 것도 낯간지럽지만,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여자아이입니다.

올해로 14살이 되었어요.

울보 여동생과, 상냥한 어머니 셋이서 함께 살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향하고 있는 곳은 마을에 있는 학교입니다.

어머니가 권하셔서 마을의 작은 학교에 다니고 있고,

그곳에서 글을 읽고 쓰는 법, 수학, 세계사 등, 다양한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교실이 하나, 준비실이 하나인, 학교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작은 건물입니다만,

그래도 이 마을에는 단 하나밖에 없는 학교여서, 마을 아이들은 다들 그곳에 다니고 있습니다.

 

아침은 학교에서 공부하고, 점심에는 밭일을 돕고, 밤에는 잠자리에 들 때까지 오늘의 복습을 합니다.

친구들과 놀 시간은 그다지 없지만, 매일매일 매우 충실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은, 그것만으로 두근거리는 일입니다.

한 권의 책의 내용을 전부 이해하고, 그걸 다 읽었을 때에는 흥분해서 잠들 수 없었습니다.

 

이런, 한가롭게 있었더니 정말로 지각해버리겠어」

 

그렇게, 그런 생각에 잠기고 있으면, 저는 봄바람에 얼굴을 간질이는 저로 돌아갑니다.

저는 걷기를 멈추고, 달려서 학교로 이어지는 오르막길을 올라갔습니다.

 

 

 

3.

 

「여러분,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선생님의 인사에, 다들 입을 모아 대답합니다.

 

「오늘부터 다시 일주일, 다시 여러분에게 공부를 가르치게 될 테니 잘 부탁드려요.」

 

이 사람은 오웬 선생님. 갈기가 멋진, 굉장히 신사적인 남자입니다.

선생님이 살고 계시는 곳은 「루콜라」가 아니라, 「할베르그」라고 하는 벌리 떨어진 땅이라고 합니다.

그저, 어째서인지 선생님은 고향에서 떨어져, 루콜라와 또 다른 작은 마을을 걸어 다니며 저희와 같은 「잡종」에게 학문을 가르쳐주시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시골에서는 알 길이 없었던 「세계」의 일도 잔뜩 가르쳐 주셨습니다. 오웬 선생님은 위대합니다.

 

오웬 선생님은 이곳에 사는 사람은 아니고, 루콜라와 같은 작은 마을들을 돌아다니며,

저희에게 공부를 가르쳐 주시는 것이 삶의 보람이라고 합니다.

일주일 간격으로 마을을 옮기고, 또 일주일 동안은 다른 마을에 가시는 일을 반복하고 계십니다.

 

「그럼 지난번 여러분께 내드렸던 숙제를 제출합시다. 다들 제대로 해왔니?」

『네!』

『당연하죠!』

 

다들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활기차게 손을 듭니다.

숙제는 다들 해온 것 같아요.

 

「이노 군, 이번에야말로 너도 해왔겠지?」

 

지난번에 숙제를 잊어버린 아이에게, 선생님이 묻습니다.

 

「네, 확실히요! 아까 메리 쨩한테 전부 베꼈으니까 틀림없어요!!」

 

모두의 웃음소리가 커집니다.

아~, 이노 쨩은 솔직하고 착한 아이입니다만, 이런 때에는 눈치가 없습니다.

 

「메리 군, 너는 친구를 생각하는 상냥한 아이야. 하지만 그 상냥함은 이노 군에게 도움이 되지 않아.

다음부터는 함께 공부하는 정도로 참아주렴. 알겠지?」

네, 죄송합니다」

「어? 왜 메리 쨩이 혼나는 거야?」

 

그녀에게 악의는 없을 테니, 굳이 지적하지는 않습니다.

 

「그럼 오늘은 지난번 수업 마지막에 얘기했던, 『수인』의 생태에 대해 배워봅시다.

다들, 확실히 노트에 필기하도록」

「네~!」

 

 

 

4.

 

――――『수인』

 

그것은 저희를 가리키는 명칭입니다.

네 다리로 걷고, 몸이 체모로 덮여있는 생물을 『짐승』

두 다리로 걷고, 체모가 거의 나 있지 않은 생물을 『사람』이라고 합니다.

『수인』이란, 『짐승』『사람』의 인자를 함께 가지고 있는 종족입니다.

 

원래 이 세계 「스피라 그래프」에는 처음부터 「수인」이나 「인간」은 없었고,

생물은 식물과 짐승밖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무언가에 의해 「인간」이 들어온 것입니다.

인간은 짐승과는 달리 지혜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 지혜를 사용하여 짐승들과 자연을 어지럽히고, 이 세계를 엉망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외래종의 방약무인한 태도에, 이 세계의 하느님은 굉장히 화가 나서,

쳐들어온 인간을 거의 다 죽여버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대신에 하나님이 만드신 것이 『수인』이라는 존재입니다.

수인은 인간과 똑같이 지혜를 가지고 있고, 게다가 짐승의 강인한 육체 또한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그러한 사람들의 자손입니다.

인간은 하나님께 천벌을 받아 그 수가 줄어들어 버렸고,

일부에서는 멸종위기종으로서 보호되고 있을 정도가 되어버렸습니다.

「인간」이라는 총칭은, 시대와 함께 변화하여

「수인」을 「인간」이라고, 「구 인간」은 「사람」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저 메리 마리는 「개」 수인입니다.

친구 이노 쨩은 「새」 수인,

오웬 선생님은 「사자」 수인입니다.

저희에게는 각각 종족의 차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개」는 코가 좋거나, 「새」는 눈이 좋거나――

――와 같이, 각각의 장단점, 본능까지도 천차만별입니다.

그에 더해, 저희에게는 개체차라는 것이 있습니다.

수인은 짐승과 인간의 피 둘이 섞여 있는 것입니다만, "그 피가 어느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가"에 따라,

모습에도 영향이 있습니다.

 

――인간에 가까운 수인은 「쿼터」라고 합니다.

겉보기에는 인간과 거의 다르지 않습니다. 차이가 있다고 한다면, 짐승의 귀나 꼬리가 나 있거나,

짐승 같은 발톱이나 어금니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짐승에 가까운 수인은 「쓰리 쿼터」라고 합니다.

겉보기에는 거의 짐승과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두 발로 서서 걸을 수 있습니다.

말을 할 수 있는 성대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인과 인간, 그 중간에 위치한 것이 「하프」입니다.

인간의 골격에 수인의 몸. 각각의 신체 특징을 반반씩 가지고 있습니다.

 

나아가 저희 수인을 구별함에 있어서, 하나 더 중요한 요소가 있습니다.

수인은 「사람」과 「짐승」의 인자를 둘 다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의해, 수인은 수인끼리는 물론, 「사람」이나 「짐승」과 조차도 교배할 수 있습니다.

부모로부터 유전자를 물려받으면, 그 아이의 모습, 신체 능력 등에 영향을 미칩니다.

「부모가 무엇을 물려주는지」에 따라 모습이 변하여, 설령 피가 이어진 형제라도

형이 「짐승」과 같은 모습이고 동생은 「사람」과 같은 모습이라는 일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본래라면 「개」와 「고양이」는 교배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유전자의 염기 배열 이라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자세한 것은 모르겠지만)

그게 다르면, 뭘 어떻게 해도 아이를 낳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수인에게는 「사람」과 「짐승」의 인자가 둘 다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개」 수인과 「고양이」 수인이 교배한다고 해봅시다.

개와 고양이끼리는 아이를 만들 수 없지만, 수인이 가지고 있는 「사람」의 인자만

묶여버린다면, 수인이라는 개체는 설령 타 종족 생물일지라도 아이를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개」와 「고양이」, 두 개의 서로 다른 인자가 섞인 수인.

그것을 「잡종」이라고 부르며, 섞이지 않은 순수한 수인을 「원종」이라고 부릅니다.

 

잡종과 원종 말입니다만, 신체 능력이나 지능 등에 차이는 전혀 없습니다.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겉모습 정도입니다.

예를 들자면 친구 이노 쨩으로,

상반신 부분은 「새」이지만, 하반신은 「개」인 수인입니다.

한마디로 몸의 파츠가 제멋대로라는 것입니다.

뭐어, 그렇게 뒤바뀐 상태에서도 아무런 지장도 없이 생활할 수 있는 것은,

역시나 인체의 신비라는 것 아닐까요.

 

원종에 비해서, 잡종은 아무것도 열등한 점은 없습니다. 하지만, 일부의 원종 사람들은,

잡종을 「오염된 혈통」이라 멸시하고, 따돌리려 하는 풍조가 있습니다.

원래 있어서는 안 되는 인종. 잡종은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서는 안 되는 열등한 생물이라는 인식을

원종 사람들은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한 풍조를 「혈통 지상주의」라 부릅니다.

과거 현재에 이르러 그 사상은 널리 침투되었고,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 인식이 뿌리내렸습니다.

 

더 예전 세대에서는, 잡종은 노예로 부려져, 가축과 똑같은 취급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저 도구로 간주되었던 잡종에게 인권 따위는 없었고, 잡종들은 어찌할 도리 없이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성도 교단」의 엄격한 단속에 의해, 「노예」라는 제도는 쇠퇴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잡종에의 차별은 심하고,

원종들의 근저에 있는 「잡종은 노예」라는 이미지는 사라지지 않는 것이 현 상황입니다.

 

이곳 「루콜라」는, 그러한 잡종 사람들이 모여, 눈살을 맞대며 조용히 살아가는 장소입니다.

 

 

 

 

5.

 

그리하여, 우리 수인은 신인류로서――」

 

다들 조용히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그건 굉장히 좋은 일입니다만

조용하다는 것은 졸고 있는 아이가 있어서이고, 성실하게 수업을 듣고 있을 리가 없습니다.

제 옆자리에 있는 친구도 폭풍 수면 중입니다.

 

너희」

 

오웬 선생님은 뒤돌아보고는 한숨을 쉬었습니다.

선생님은 칠판에서 손을 떼고, 그대로 교탁을 쳤습니다.

 

「수업 중에는 자지 않기! 그렇게 자고 싶으면 집에 가서 자도록!」

 

그 소리와 선생님의 커다란 목소리에, 자고 있던 아이는 깜짝 놀라 몸을 튀겼습니다.

 

「후암~ 어라? 벌써 끝났어?」

죄송해요 선생님. 저 어제 잠을 잘 못 자서~」

「오늘 수업 따분하단 말이에요」

「있지, 너희 정말

 

남자들은 일어나자마자 제멋대로 말했습니다.

역시나 그들은 밖에서 몸을 움직이는 편이 성에 차는 듯합니다.

그들은 「부모님이 억지로 학교로 보낸 그룹」이어서, 따분한 수업 따위 들을 생각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졸던가, 선생님을 곤란하게 할만한 엉뚱한 화제를 내뱉고는 시간을 죽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것들을 생각하고 있으면, 여느 때처럼 그들이 또 엉뚱한 짓을 시작합니다.

 

「선생님 있죠~ 그런 까다로운 얘기는 됐으니까 마법 가르쳐 주세요~」

 

…또 시작됐다. 남자애들은 언제나 이 얘기로 선생님을 곤란하게 만듭니다.

선생님은 고개를 숙이고, 또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러니까 몇 번을 말해야겠니. 나는 마법 같은 건 쓸 줄 모른단다.  소문은 소문일 뿐이라고」

 

 

―――마법.

 

 

그것은 그림책에 나오는 가공의 단어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불을 내뿜거나, 빗자루를 써서 하늘을 날거나,

상식적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을 현실로 만드는, 기적의 기술.

그걸 사용하는 사람을 「마법사」라고 부르는 듯합니다만

무려 도시에서는 「마법」은 동화가 아니고, 그걸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는 소문입니다.

저희는 실제로 본 적은 있을 리가 없지만, 마을 아이들이 도시를 동경하는 이유의 태반이 그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조금은.

 

「에~ 거짓말 마요 선생님. 아빠가 말했다구요, 선생님은 「교단」의 유명한 마법사라고」

「응, 나도 엄마한테서 들었어. 왜 이런 곳에서 그런 일 하는 걸까~ 라고 말했지만」

그러니까 사람에 따라 다른 거라고 말했잖니.

그렇게나 유명한 마법사님이 대체 왜 이런 마을에 있다는 거니?」

「음~, 그야 그렇기는 하지만~」

 

그리고 요즘에는, 「선생님 마법사 설」이 부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도시에서 이 마을로 온 사람들이, 입을 모아 그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본인은 완강히 부정하고 있지만, 아이들은 한 번 그렇게 생각해 버리고는 확신해 버렸습니다.

저는 진의가 어떻든, 수업이 멈춰버리니까 그만둬 줬으면 합니다만.

 

「다들, 선생님을 곤란하게 만들면

「나도 나도! 나도 마법사가 되고 싶어!」

「이노 쨩

 

어느샌가 일어난 옆자리 친구가, 폭주 중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 얘기는 벌써 10번 이상 나왔습니다.

저조차도 지긋지긋한데, 선생님의 마음고생도 상당하겠죠.

 

「어찌 됐든 마법 같은 건 모르고, 알고 있다고 해도 안 가르쳐 줄거야. 자, 수업으로 돌아가자」

「에~ 어째서요~」

「쪼잔해~」

「거짓말쟁이~」

 

다들 우-우- 하며 말합니다.

이렇게 되어버리면, 제 충고 따윈 언 발에 오줌 누기입니다.

 

「상관없잖아요~ 닳는 것도 아니고~」

「엄청나게 멋있지~. 손에서 불이 나오잖아~」

「나는 백퍼 땅속성이겠지! 일일이 안해도 밭 갈 수 있다고!? 그치!」

「있죠~ 심술부리지 말고 알려줘요 선생님~」

「정말~!!!!! 너희!! 애초에 수업을 받을 생각이 없다면 집으로 가렴!!」

「뭐, 뭐어 뭐어, 선생님 진정해요! 그치? 다들 이제 그만 떠들자. 알겠지?」

『치이~』

 

수업이 싫증 난 남자애가 얘기를 꺼낸다→선생님이 화낸다.

이것은 언제나 선생님이 왔을 때의, 정해진 패턴입니다.

이렇게 주고받는 사이에, 때는 순식간에 점심시간이 되어 있었습니다.

 

 

 

6.

 

「――정말, 할 수 없네.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집에 가서는 부모님께 제대로 얘기해 드리도록」

『아싸~!』

『야 니들! 이따가 우리 집으로 집합이다!』

『선생님 안녕히 가세요~!』

 

수업은 언제나 점심시간 전에 끝납니다. 아침부터 점심까지는 아이들 수업.

점심부터 저녁까지는 어른들 수업입니다.

예전에 있던 곳에서는 공부를 할 여지가 안 돼서, 인제야 학문을 배우고 싶다는 어른들도 적잖게 있습니다.

남자애들은 수업이 끝나면, 쏜살같이 밖으로 나갑니다.

여자애들도 노트랑 연필을 잘 챙겨서, 각자 해산하고 있습니다.

저도 제 짐을 싸서, 선생님께 달려갔습니다.

 

「선생님, 수고하셨어요」

「그래 메리 군, 너도 수고했구나. 오늘 수업이 조금 따분했니?」

「아니요, 굉장히 도움 되는 수업이었어요. 하지만 남자애들은, 밖에서 몸을 움직이는 편이 성에 차니까요」

확실히, 너희 나이 때에는 별수 없겠구나」

 

 

오웬 선생님은 팔짱을 끼고 음~ 하고 으르렁댔습니다.

이렇게 반성하고 다음에 써서, 모두의 성격을 조금씩 파악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상대가 아이라고 해서, 선생님은 결코 저희를 가볍게 보지 않습니다.

거기서 저는 생각이 난 것처럼 손뼉을 치고, 제 주머니 안을 뒤집니다.

 

「아, 맞다. 이거 저희 집에서 너무 많이 만들어버려서 선생님께 나눠드리려고요. 어제 꺼지만, 괜찮다면 드셔주세요」

「오오 그래, 언제나 고마워. 메리 군. 바로 오늘 점심으로 해야겠네」

 

그리 말하며, 저는 직접 구운 애플파이를 선생님께 건네드렸습니다.

선생님은 인사하고, 그걸 받아주셨습니다.

큰 입을 벌려, 애플파이를 단 두 입에 다 먹어버립니다.

 

음. 단맛에 좋은 식감이야. 이전보다 더 실력이 좋아졌구나 메리 군」

「에헤헤. 그래도 아직 어머니한테는 못 당하지만요」

 

선생님께 뭘 드리는 건 저뿐만이 아닙니다.

마을 모두가, 이렇게 먹을 것이나 옷, 그리고 아주 조금씩 돈을 모아서,

오웬 선생님에게 기부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사람은 모두한테서 수업료를 받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적어도, 기부라는 형식으로 선생님께 돈을 내고 있는 것이지만,

돈이 모이는 속도가 나빠서, 건네드리는 건 쥐꼬리만큼입니다.

선생님은 아이들한테 인기가 많은 사람입니다만, 일부 어른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떠돌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듯해서,

그런 녀석에게 귀중한 돈을 줄 수는 없다, 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괜한 일인 줄 알면서도, 그래도 선생님께 여쭤봅니다.

 

저기, 주제넘은 말인 줄은 알지만, 왜 선생님은 사람들한테서 수업료를 받지 않는 거예요? 받으면 지금 생활도 훨씬 편해질 텐데」

「하하여기서만 하는 얘기지만, 나는 교사 면허 같은 게 없어서. 정식으로 개업하면, 바로 교단에 붙잡혀 버린다고」

「정말이에요 그거?」

 

소리를 죽이며, 선생님은 엄청난 말씀을 하셨습니다.


「게다가 나는 좋아서 사람들을 가르치고 있는 것뿐이니까」

「좋아서이런 봉사활동 같은 일을?」

「그래. 이런 시대이지만, 누구에게나 교양을 갖출 권리는 가지고 있어. 이제부터 시대를 짊어질 아이들의, 아주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다면, 나는 만족해」

「그것도 그렇네요」

 

――그런 잡담을 나누다 보면, 점점 시간이 흘러갑니다.

 

「아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선생님과는 더 얘기를 나누고 싶지만, 이제부터 어머니 일을 도와드리러 가야 합니다.

저는 말을 중간에 끊고, 선생님께 인사를 드립니다.

 

그럼 안녕히 가세요. 선생님」

「응, 잘 가렴 메리 군. 내일 또 보자」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고, 저는 학교를 뒤로했습니다.

 

 

 

 

7.

 

학교에서 나와서 저는 바로 집으로 돌아가, 작업용 옷으로 갈아입고 밭을 향합니다.

제 일은 밭일을 하거나, 감자나 당근을 수확하는 것입니다.

아직 경험 부족이고, 어머니의 발목을 잡을 뿐이지만,

그래도 요즘은 여러 일을 배우고 「조금 정돈 도움 되지 않으려나?」 할 정도는 되었습니다.

 

「――다녀왔습니다~ 늦어서 죄송해요 엄마. 학교 끝났어요.」

「어서 오렴 메리. 엄마 쪽도 마침 끝났어」

 

잡초를 한 묶음 잡아, 짐수레 위에 척척 쌓아 올립니다.

이 사람이 제 어머니. 씩씩하고 상냥한 제 자랑스러운 어머니입니다.

몸도 엄청 건장하셔서, 저는 한 개밖에 나르지 못하는 걸, 한 번에 7개나 나르십니다.

머리는 자라지 않는 종족이라 하셔서, 저도 여동생도 머리와 털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머리색은 갈색이어서, 여동생은 왜 은발인지는 알 수 없지만요.

저는 바로 잡초 뽑기 작업을 도왔습니다.

 

「점심은 가져왔니?」

「응, 집에 있던 바게트 가져왔어.」

「잘했어. 그럼 조금 있다가 점심이나 먹자」

 

어머니는 손을 쉬지 않고, 잡초를 계속 뽑고 있습니다.

말을 하면서도 일이 빠른 건 살짝 부럽습니다.

 

우와 엄청 깔끔해졌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완전히 황무지였는데」

「지금부터가 시작이야. 아직 흙도 안 깔았는걸. 작물을 심는 건 그때부터야」

 

오늘의 작업은 밭을 고르게 하는 것입니다.

밭에 나 있는 잡초나 돌을 없애고, 감자와 당근이 자라나도록 합니다.

우리 밭은 촌장님한테서 빌린 땅이어서, 돈이 들기는 하지만,

수확물이 팔리면 문제는 되지 않는 범위입니다.

 

원래 빌린 땅을 고르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만, 이번에는 빌린 땅 이외에도, 다른 장소도 쓸 수 있도록 허가받아서 그렇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그곳은 거칠어질 대로 거칠어져 있어서, 지금까지 손길이 닿지 않고 방치되어있던 땅이라는 듯합니다.

집이라도 세울까 하고 촌장님이 고민하고 계시던 차에, 「그러면, 내가 쓴다」하고 저희 어머니가 소리쳐버려서,

촌장님은 압도당해서 흔쾌히 승낙해버렸다고 합니다.

정말 강인한 어머니입니다. 저는 그때 생각이 나서 웃음이 나와버렸습니다.

 

「무슨 일이니 마리, 갑자기 웃고」

「아니아무것도 아니야. 이번에는 별로 수확 못 했네. 감자랑 당근」

「이런 세상이니 어쩔 수 없지. 물이랑 공기가 날이 갈수록 오염되는 중에도 이 정도면 많은 거야. 밭의 신님께 감사드려야지」

응, 그러네」

 

라곤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부터, 여자 홀몸으로 아이 둘을 기르고 계십니다.

이 정도로 호쾌하지 않으면, 이런 세상 살아갈 수 없다. 라고 말씀하시는 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전혀 약한 소리도 않으시고, 우리를 지금까지 키워주셨습니다.

그래서 너는 그런 훌륭한 사람의 딸이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가슴을 펴고 말할 수 있습니다.

 

 

「좀 전에는 웃더니 이번엔 찌푸리고 있네? 이상한 애야 참.」

 

어머니는 고개를 갸웃하며 저를 봅니다.

저도 모르는 새에 입가에 힘이 들어갔었나 봅니다.

 

「아, 응에헤헤」

 

저는 웃으며 얼버무렸습니다. 아버지와 결혼하고, 저를 낳아주신 어머니.

――많은 일이 있었지만, 어머니는 지금 생활에 매우 만족하고 계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행복한 일도 수없이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도 구원받았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엄마, 가져왔어」

「어머 미리, 너무 무리하지는 말렴. 너는 아직 어리니까」

 

여기 잡초 덩이를 무거운 듯이 들고 있는 건 제 여동생. 이름은 미리 마리라고 합니다.

아버지와도, 저와도 다른, 은색 머리털입니다. 하지만 틀림없이, 저와 같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아이입니다.

미리는 굉장히 낯을 가려서, 가족 이외의 사람 앞에서는 그다지 말하는 일이 없습니다.

이제부터 학교에 다닐지도 모르는데, 친구와 친하게 지낼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맞아, 무거운 건 전부 언니가 나를 테니까. 너는 이거 가져가」

응」

「메리도 조심하렴. 너무 무리하지 말고」

「괜찮아요 엄마. 나는 언니니까」

 

저희는, 거칠어질 대로 거칠어진 땅에 괭이질을 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작업은 그 1단계. 떨어져 있는 가지나 돌, 잡초를 제거해서 깔끔하게 만드는 작업입니다.

그게 끝나면 밭을 갈고, 그 뒤에 씨앗을 심습니다.

어머니는 「호박씨라도 심어볼까」라고 말씀하셨지만, 구체적으로는 무얼 심을지, 아직 정하지 않았습니다.

저희 셋은 머리 위의 해님이 기울어지기 시작할 때까지 작업을 계속했습니다.

 

 

 

8.

 

「후우자 그럼 메리, 미리, 슬슬 점심 먹자」

「네, 엄마. 미리, 가자」

「응」

 

저는 미리의 손을 잡아당겨, 언덕 위로 올라갑니다.

언덕 위에는 커다란 삼나무가 있어서, 햇볕이 따가울 정도로 센 날에는 여기 그늘에서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일단 일은 잠깐 쉬고, 저희는 도시락을 먹기로 하였습니다.

 

오늘 점심은 어머니가 만드신 수제 샌드위치입니다.

간 감자에다 당근과 햄이 작게 썰어져 있습니다.

입맛이 매끄럽고 먹기 편한 건, 어머니의 솜씨 덕분입니다.

 

「맛있어!」

 

저희는 어머니의 샌드위치에 입맛을 다십니다.

동생은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제 말에 맞추어 꿀꺽꿀꺽 삼키고 있습니다.

미리도 만족스러운 듯합니다

 

「많이 먹어. 잔뜩 만들어 뒀으니까.」

 

어머니는 그렇게 말씀하시고는 바구니를 하나 더 꺼내셨습니다.

천을 드니, 새로운 샌드위치가 잔뜩 들어있었습니다.

 

우와아」

「엄마, 너무 많이 만들었어」

「괜찮아 괜찮아, 너희가 다 못 먹으면 내가 전부 먹어버릴 테니까」

 

역시나 우리 엄마, 신체 구조부터가 다릅니다.

어서 커지고는 싶지만, 너무 커져 버리면 곤란할 것 같습니다.

 

「미리는 좀 더 먹으렴, 안 그래도 몸이 작은데」

그렇게나 많이는 필요 없어」

「그럼 할 수 없지~, 그래서는 나중에 지쳐버릴걸?」

 

어머니는 그렇게 말씀하시고는, 샌드위치를 두 입 만에 먹어 치워버립니다.

동생 미리는 저와는 대조적으로, 굉장히 얌전해서 식사도 그렇게 많이 하지는 않습니다.

그 때문인지 그다지 몸이 커지지가 않아서, 그게 어머니의 고민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미리는 고개를 숙이고, 작은 동물처럼 조금씩 샌드위치를 베어먹고 있었습니다.

 

「어라? 애플파이도 만들었네 엄마」

「응 어제 만들어 놓았지. 요깃거리로 쓰려고, 바구니 안에 넣어놨어」

 

그렇게 말하면서 꺼낸 것은, 예쁜 모양의 애플파이와, 살짝 이상한 모양의 애플파이였습니다.

예쁜 모양이 어머니가 만드신 거, 이 모양이 이상한 것은 제가 만든 것입니다.

이렇게 본보기 옆에 두고 보면, 제 파이가 얼마나 조잡한지가 알게 됩니다.

저는 일단, 제가 만든 애플파이를 살짝 베어 뭅니다.

역시 어제부터 시간이 많이 지나서 그런지, 향기도 사라져 있었고, 군데군데 굳어있었습니다.

 

「으음~, 똑같이 만들었을 터인데 왜 제대로 안 되지~?」

「메리도 100개 정도 더 구워보면, 똑같이 만들 수 있게 될거야자 먹으렴」

 

그렇게 말씀하신 어머니는 저희에게 파이 조각을 접시에 나누어 건넵니다.

 

「잘 먹겠습니다~!」

 

저희는 파이를 덥석 물고, 얼굴을 부르르 떱니다.

언제나처럼, 상냥한 어머니의 맛입니다.

미리와 저는 음식이 묻은 얼굴을 서로 바라보고, 깔깔 웃습니다.

어제 만든 파이인데도, 맛이 전혀 변하지 않은 것은 굉장하다고 생각합니다.

 

「굉장히 맛있어요 엄마.」

「응, 맛있어!」

「그야 그렇겠지. 내가 만드는 데 꽝은 없으니까」

 

어머니는 엣헴 하고 가슴을 폅니다.

실은 저도 만드는 법은 어머니께 배우고 있어서, 몇 번이나 스스로 해 보고는 있지만,

어떻게 해도 똑같은 맛은 재현할 수가 없습니다.

비밀 조미료를 쓰는 것도 아니고, 미묘한 설탕의 양이나 온도의 가감 차이로 이렇게까지 맛을 낼 수 있는 겁니다.

아직 저는 공부가 부족한 걸지도 모르겠네요.

 

애플파이를 만드는 법은, 그렇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만드는 방법은 일단, 사과를 은행잎 꼴로 썰고, 물과 설탕과 레몬즙을 넣어 끓입니다.

그게 끝나면 열을 식히고, 미리 만들어 둔 파이 시트 위에 올려서,

위에서부터 또 파이 시트를 그물코 모양으로 덮습니다.

그리고는 윤기를 내기 위해서 달걀노른자를 바르고, 오븐에다 구우면 완성입니다.

제작법은 굉장히 심플합니다. 하지만, 진짜로 맛있는 애플파이를 만들자 한다면,

시행착오와 엄청난 연습이 필요한 것입니다.

 

역시나 우리 엄마. 인정할 수밖에 없네. 그래도, 선생님께 파이 드렸더니 이전보다 맛있게 됐다고 말씀해 주셨다고!」

「어머 그러니, 잘됐네」

「응! 다음에는 스위트 포테이토 만들어서 가져갈 거야!」

 

저는 오늘 있었던 선생님과의 대화를 어머니께 이야기했습니다.

어머니는 그걸 응 응, 하며 차분히 들어주십니다. 제가 신나서 얘기하고 있었더니,

 

언니, 왜 그 사람한테 그렇게나 잘해주는 거야?」

 

미리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비난하는 듯한 말투로 그렇게 말했습니다.

 

「왜라니 따로 말할 게 없는데? 선생님께는 언제나 신세 지고 있으니까, 음식 정도 드리는 건 당연하잖아」

그래도, 너무 심하잖아.」

「으음」

 

미리는 얌전한 성격인데도, 이런 지적은 거리낌 없이 합니다.

게다가 왠지 모르게 미리는, 선생님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듯합니다.

 

「혹시 선생님을 싫어하는 거야?」

그건 아니지만그래도, 잘 모르는 사람이어서 별로야」

「그런 건 선생님뿐만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도 그렇잖아. 다들 다른 사람들에게는 말하지 못할 사정이 있어서, 이 마을로 찾아온 거니까.

미리, 우리는 이 마을에서 태어났으니까 괜찮지만, 『루콜라』에서 다른 사람의 신상을 캐려 하면 안 돼.」

 

그렇게 미리를 달랩니다. 그걸 듣고, 어머니도 웃으면서 얘기를 더합니다.

 

「아하하, 그렇지~. 메리는 살짝 선생님에게 신경을 많이 쓰지. 언니를 엄청나게 좋아하는 미리가 보기에는, 그야 마음에 안 들 만도 하지.

그래도 미리, 용서해 주렴. 메리는 선생님을 "그거"하는거야. 음, 알겠지?」

뭐, 뭐어?」

 

내 편인 줄 알았더니 말도 안 되는 얘기로 카운터 펀치가 날아왔습니다.

어머니의 괜한 얘기를 듣더니, 미리는 비난하는 듯한 눈으로 바라봤습니다.

하지만, 그 얘기는 좀 나중에 해줬으면 좋겠어요. 분명히 저는 선생님을 존경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성으로서 좋아한다고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의 지레짐작합니다.

 

「자, 잠깐 엄마~. 이상한 말 하지 마요! 나는 단순히 선생님으로서 존경하고 있는 거뿐이고

게다가 선생님은 30살도 넘었다고요? 나이차가 너무 많이 나잖아요.」

「사랑에 나이 차이 따위는 관계 없다구.」

나이차가 없었다면 좋아했겠구나. 헤에~」

「그~러~니~까~! 아니라니까!!」

 

저는 동동 손을 구르며 항의했지만, 둘은 들으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뭐, 선생님 얘기는 어찌 됐든, 곤란한 사람을 상냥하게 대해주는 건 좋은 일이지. 미리도 언니를 보고 배우렴」

엄마는 항상 그 말뿐이야. 나한테 도움이 안 돼도 다른 사람을 도와줘야 해?」

「바보야. 타인에게 상냥하게 대하는 건 자기를 위해서야. "다른 사람에게 은혜를 입힌다"는 의미가 아니야. 그렇게 마음을 쓸 수 있는 사람은, 함께 자신도 성장할 수 있으니까.

게다가 『정은 남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도 하잖니. 좋은 일을 하면, 그건 돌고 돌아 언젠가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말이야.」

음~」

 

동생은 그다지 납득하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한마디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히 하라」는 것이 어머니의 말씀이십니다.

자기 혼자서는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지금까지 자기밖에 몰랐던 사람은 그 아무도 도와주지 않습니다.

반대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히 해 온 사람은, 주변으로부터 도움의 손길이 뻗어오고, 고민이 있다면 함께 생각해 줄 사람이 따라오는 법입니다.

분명 어머니도, 본인의 체험을 바탕으로 말씀하시는 것이겠죠.

 

「됐으니까 너희들. 다시 한번 말해둘게. 너희는 "타인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되렴". 알겠니?」

「네에~」

응」

 

저희는 함께 끄덕였습니다.

 

「좋아~ 미리. 내일은 언니가 맛있는 스위트 포테이토를 만들어 줄 테니까 기대해!」

응. 이번에는 너무 구워서 "폐기품"이 되지 않길 바라」

「――커헉!?」

 

방심했더니 파이가 목에 걸릴 뻔했습니다.

왜냐하면, 지난번에 제가 만든 스위트 포테이토는 너무 구워버려서, 새까맣게 늘어붙은 "폐기품" 같은 것이 되어버렸고,

그걸 미리에게 먹였던 일을 아직도 마음에 담아두고 있던 듯합니다.

 

「말했겠다 이 녀석. 보라구. 이번에야말로 완벽하게 만들어 보일 테니까.」

정말이려나아~?」

「정말! 귀엽지가 않다니까!」

 

――이렇게 서로 웃으며, 느슨하게 오후를 보냅니다.

가족끼리 함께 단란하게 보낸다. 이것이 루콜라의 몇 안 되는 오락입니다.

마을 밖에는 신나는 것이나, 본 적도 없는 것이 넘치고, 그것들은 자극적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루콜라에는 이렇게 가족과 함께 보내는 따뜻한 시간이 흐르고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9.

 

갑자기, 등 뒤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무래도 언제나의 손님인 듯합니다.

 

「아, 또 점심 나눠 받으러 온 거야?」

「――――!」

「안녕 "클론쵸"」

 

미리는 깜짝 놀라, 제 뒤로 재빠르게 숨었습니다.

풀숲에서 나타난 것은, 새까만 몸의 소인 씨였습니다.

그의 이름은 「클론쵸」. 이 나무그늘의 주민입니다.

램프 같이 은은하게 빛나는 눈과 쩍 벌어진 입.

손끝도 날카로워서 칼날 같습니다. 만지면 상처 입을 것 같지만, 실은 이 아이는 만질 수가 없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이렇게, 머리를 쓰다듬어도 안으로 빠져나갈 뿐.

 

이 아이는 굉장히 먹보라서, 반드시 이 시간에 나타납니다.

태양 빛은 싫어하는지, 이 그늘 아래에서밖에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킥 킥 킥하고 벌레가 우는 듯이 소리 지르며 계속 제 쪽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빨리 줘, 빨리 줘, 하고 눈으로 재촉하고 있습니다.

 

한편 아까부터 그를 빤히 노려보고 있는 미리.

아무래도 클론쵸가 거북한 듯하여, 언제나 제 뒤에 숨어서 눈썹을 찌푸리고 있습니다.

오늘도 미리는 언제나처럼 찌푸리고 있지만, 클론쵸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합니다.

 

둘 다 아직이니?」

「아, 응, 엄마. 여기 봐 클론쵸가 있어」

「클론쵸인가. 역시 엄마한테는 아무것도 안 보이네~.」

 

저희는 번갈아가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어머니는 글쎄, 하며 신기해하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요정이라는 건 아이일 때밖에 보이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둘이 보고있는 건 그걸지도 모르겠네.」

「응, 귀여워.」

나는 싫어, 무서워.」

 

제가 이름 붙인, "클론쵸 귀여움 설"은 찬반양론입니다.

저희가 아이여서 "보인다"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인 친구들도, "보이는 사람"과 "보이지 않는 사람"으로 나뉩니다.

분명히 이 클론쵸라고 하는 것은 요정에다, 사람에 따라 보이거나 보이지 않거나 하는 듯합니다.

저는 이 아이를 「귀여운」 것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동생은 「무섭다」며 싫어하고 있습니다.

자매라고 해도, 감성이라는 것은 사람 제각각이구나, 생각합니다.

 

「킥

「네 네, 알겠어. 이걸 원하는 거지?」

「언니 이제 먹이 주는 건 그만두자」

「괜찮아. 이 아이 굉장히 얌전하니까 자 여깄어」

 

동생의 비난 가득한 눈은 억지로 모르는 척을 합니다.

샌드위치 하나를 꺼내서, 클론쵸에게 주었습니다.

그걸 받아들더니, 입을 크게 벌려서 먹어 치워 버렸습니다.

몸은 만질 수가 없는데, 음식은 어디로 가는지 신기합니다.

 

「그렇다 쳐도 너희들, 매일매일 늘어가는구나」

 

요즘, 그들을 보는 기회가 늘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그다지 보이지 않았는데, 요즘은 매일같이 나무 그늘 아래에서 친구들을 데리고 나타납니다.

그렇다 해도, 저를 따르는 건 이 아이뿐입니다. 다른 아이들은 나무 뒤에서 빠안히, 이쪽을 보고 있을 뿐입니다.

아직 경계하고 있는지, 샌드위치를 건네줘도 신기하게만 바라볼 뿐입니다.

 

「자, 점심시간 끝! 너희들, 오후에도 힘차게 하자!!」

「네~. 미리, 가자」

응」

 

저는 클론쵸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짐수레를 가지고 언덕을 내려갑니다.

오후도 바빠질 것 같으니, 힘을 내야죠!

동생과 저는 보폭이 큰 어머니에 맞추어, 달려서 뒤쫓습니다.

 

이것이 아주 평범한, 여느 때와 같은 일상입니다.

유복한 생활은 아니지만, 그 이상으로 "당연한 행복"이 이 마을에는 있습니다.

제가 태어난 고향 「루콜라」. 제가 사랑하는 작은 마을.

이 마을에서 언제까지고, 모두와 함께 생활했으면 좋겠네… 하고 봄바람을 맞으며, 멍하니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10.